마운자로는 기적의 신약인가…주주가 직접 맞아봤다

마운자로는 기적의 신약일까.

마운자로 돌풍을 일으킨 일라이 일리가 최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국에서도 마운자로 열풍을 넘어 광풍이 불고 있다. 평생을 뚱뚱하게 살던 사람을 날씬하게 만들 수 있다는데, 이 주사약 대체 무엇이 특별한 걸까.

마운자로는 일라이 릴리의 당뇨약 제품명(성분명 터제파타이드)이다. 미국에서 비만약으로 출시된 제품명은 젭바운드다. 한국에서는 젭바운드가 출시되지 않았기에 비만약으로 마운자로가 처방되고 있으며 두 제품 성분은 동일하다.

릴리의 주주로서 마운자로의 효과를 직접 체험하고 장기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가늠해보기로 했다. 테스트 용량(2.5mg)을 시험 삼아 처방 받았다. 다만 아직 초기로 체중 감량의 실제 효능을 크게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다.


비만인구 10억…거대한 비만 시장과 죽음에 이르는 병

전 세계 비만 환자는 약 10억명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성인 인구의 약 13%다. 비만은 2형 당뇨, 심혈관 질환, 암과 관계가 깊고 매년 500만명이 사망한다. 이제 전 세계에서 비만으로 죽는 사람 수가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보다 많다. 비만은 명백히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사람들은 비만을 ‘의지의 문제’로 생각해왔다. 이제 비만이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비만은 유전자, 장내 미생물, 호르몬, 뇌의 보상 회로가 복잡하게 얽힌 병이다. 사람마다 식욕을 통제하는 능력이 다른 것이다. 다이어트의 정석은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건강한 사람이거나 정상 체중에 가까운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얘기다. 대부분의 비만 환자는 식이요법이나 운동으로 체중 감량에 실패한다. 게다가 정말 힘들게 살을 빼도, 우리의 몸은 과거의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강한 회복력을 보인다.

삭센다부터 위고비, 마운자로 같은 GLP-1 계열 약물이 나오기 전까지는 글로벌 제약 시장에는 제대로 쓸 수 있는 치료제가 거의 없었고 부작용이 심각했다.

1997년 승인된 식욕 억제제 시부트라민은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확인돼 2010년 제약시장에서 퇴출됐다. 1999년 승인된 올리스타트는 지방 흡수를 막는 기전이었는데 일명 ‘기름변’과 배변 급박감이라는 악명 높은 부작용을 동반했다. 2006년 승인된 리모나반트 또한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2년 만에 사라졌다.

그리고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GLP-1 성분을 이용한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였다. 삭센다는 당뇨약과 마찬가지로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출시된 위고비가 공전의 히트를 쳤다. 그런데 후발주자인 릴리의 마운자로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를 제치고 세계 시장을 평정한 것이다.


세계 1위 의약품의 탄생 

GLP-1은 원래 음식을 섭취하면 소장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식욕을 억제하고 혈당도 조절하고 위의 소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킨다. 당뇨약으로 먼저 출시됐는데 환자들에게 체중 감량이 나타나는 것에 착안해 비만약으로도 출시된 것이다.

주1회 주사로 임상에서 평균 15~17%의 체중 감량 효과를 증명한 위고비는 2021년 승인 후 시장을 휩쓸었다. 그런데 마운자로는 2022년 당뇨약으로, 2023년 비만약(젭바운드)으로 각각 늦게 출시됐는데도 매출 1위로 올라섰다.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이겨버린 것. 이유는 단순하다. ‘더 좋은 약’이었기 때문이다.

위고비가 GLP-1 수용체 하나만 자극하는 데 비해 마운자로는 GIP 수용체까지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 작용제다. 임상에서 마운자로는 위고비보다 평균 10~15%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특히 위고비는 출시 직후 공급 부족으로 물량이 동났는데, 마운자로가 이 틈새를 재빠르게 파고 들었다. 위고비가 열어 놓은 시장을 마운자로가 장악한 셈이다.

그리고 올해 1분기 마운자로는 머크의 키트루다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 왕좌에 올랐다. 비만약이 항암제를 이긴 것이다.

키트루다가 어떤 약인가. 항암제 역사를 새로 쓴 약이다. 키트루다는 3세대 면역항암제로 수십가지 암종에 적용된다. 한 때 ‘항암계의 페니실린’으로 불렸으며, 당연히 가격도 비싸 1회 투약에 수백만원의 비용이 든다. 그런 키트루다를 마운자로가 제친 것이다.

마운자로는 1분기 87억 달러(약 12조60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키트루다의 1분기 79억 달러 매출을 넘어섰다. 더 놀라운 건 이 숫자가 마운자로 단독 수치라는 점이다. 비만 치료제로 따로 출시된 젭바운드 매출은 제외한 것이다.

올해 1분기 마운자로의 매출 성장률은 전년비 125%를 기록했다. 해외 매출이 특히 강했다. 미국 시장의 성장이 어느 정도 성숙한 상황이 됐지만 해외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한 때 마운자로 품귀 사태를 빚을 정도였다.


릴리가 강한 이유

세계 1위 의약품을 가진 릴리는 현재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제약바이오 회사다. 릴리의 주가 상승에는 운이 따라줬는데, 강력한 경쟁사인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하던 새로운 비만약의 효능이 별로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를 뒤를 잇는 차세대 비만약으로 ‘카그리세마’를 준비했는데 올해 2월 발표된 임상에서 마운자로 대비 효과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만 50% 하락한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임상 발표 당일 16% 폭락했다.

반면 릴리는 공격적인 연구 개발로 글로벌 No.1 비만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먹는 비만약, 파운다요를 선보였다. 마운자로와 다른 성분인 오포글리프론(완전히 다른 계열의 소분자 성분)을 원료로 한 새로운 비만약이다.

그동안 GLP-1 계열의 약물이 전부 주사제로 출시된 이유는 펩타이드 계열(GLP-1 자체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이다)이기 때문이다. 아미노산이 사슬처럼 연결된 펩타이드 구조로 경구 복용시 위에서 위산에 의해 분해되고 만다. 그래서 경구용으로 만들기가 매우 어려웠고 주사제로 출시될 수밖에 없었다.

노보노디스크의 먹는 위고비는 펩타이드 성분이지만 특수한 흡수 촉진제로 위산 분해를 막는 방식으로 출시됐다. 반면 릴리의 파운다요는 위산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소분자 형태로 출시돼 위산 분비를 피해간다. 먹는 위고비가 공복에 물과 함께 먹여야 하는 반면 파운다요는 아무 때나 먹을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파운다요의 출시는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환자를 흡수하면서 새로운 시장 파이를 키울 전망이다.

게다가 6월 말 발표된 미국의 메디케어 브릿지 프로그램 세부사항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메디케어 파트D 환자들이 젭바운드와 파운다요를 월 50달러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잠재 대상 환자만 2000만명으로, 미국 비만치료의 사각지대였던 메디케어 시장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게다가 릴리는 이미 마운자로와 파운다요를 뛰어넘는 차세대 후보 물질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를 임상 중이다. 마운자로보다 체중 감량률이 높다는 레타트루타이드는 GLP-1, GIP, 글루카곤 세 개의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트리플 작용제다. 3상 임상 결과가 이미 나오고 있으며 아직 FDA 승인 전이다.

릴리는 비만약 외에도 글로벌 메가 파마로서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격적인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는 점이 노보노디스크와 차이점이다. 알츠하이머, 암, 심혈관, 면역질환에 있어 다양한 신약을 개발 중이다.

현 CEO 데이비드 릭스가 취임 초기부터 강조한 ‘Open for Business’ 즉 외부 혁신을 적극 흡수한다는 기조에 맞춰, 전 세계 유망 바이오업체와 계약을 통한 빠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코스닥의 바이오텍 에이비엘바이오, 펩트론 등 한국 바이오와 조단위 계약을 맺은 사실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마운자로 직접 맞아보니…

마운자로는 2.5mg(테스트 용량)부터 시작해 5, 7.5, 10, 12.5, 15mg 식으로 용량을 늘려가며 맞는다고 한다. 2.5mg 테스트 용량을 처음 맞아보니 약 이틀 간 속이 체한 듯 불편한 부작용이 있었으나 구토를 하거나 불면증이 오진 않았다.

2주밖에 안 맞아서 효과를 논하긴 이르지만 체중은 2kg 정도 내려갔다. 큰 폭의 하락은 아니지만, 일단 체중계 눈금이 움직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본다. 8주 또는 12주 후에 마운자로 후기를 다시 작성해보겠다.

주사제이므로 당연히 맞을 때 따끔하다. 후기를 찾아보니 용량을 올릴수록 더 아프다고 한다. 참고로 용량을 늘리면 소화 불량의 강도와 부작용은 점점 올라갈 수 있다.

마운자로를 맞은 다음 약 5일간 식욕 감소 효과가 지속됐으며 6일 째에는 식욕이 회복되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반감기가 약 5일 정도라고 한다. 굶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식사는 하루에 2~3회 했으며 근육량 유지를 위해 식사량을 엄청나게 줄이지 않았다.

하지만 첫 주에 맞자마자 이 약이 ‘블록버스터’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 이유는 식욕을 절제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최선의 약이라는 판단이 들어서다. 심지어 식욕이 줄어든 느낌은 기분이 나쁘지 않고, 오히려 편안한 느낌이었다. 식욕이 적은 사람들이 평소에 어떤 기분인지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마운자로로 급격한 체중감량을 해도 약을 끊으면 요요 현상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고도 비만 환자의 경우 마운자로를 1년 이상 또는 장기간 사용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는 BMI 30 이상에 처방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BMI 26 이상부터 처방해준다고 하는데, 사실상 국내에서는 요즘 무분별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참고로 키 165cm 기준으로 68kg부터 과체중, 82kg부터 비만이다. 180cm라면 81kg부터 과체중, 97kg부터 비만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는 키 165cm 여성이 55kg에서 47kg이 되기 위해 맞고 있어서 문제다. 정상 체중에서 맞으면 지방보다는 근육 소실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특히 약을 맞고 식욕이 사라졌다고 절식을 할 경우 중증 부작용인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 췌장염 사례는 실제 한국에서도 보고되고 있으며 의료진은 과도한 절식과 탈수 등을 주의하라고 권고한다. 또 드물지만 갑상선 수질암 위험이 임상에서 관찰된 바 있어 가족력이 있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글은 일라이 릴리에 대한 투자 분석 에세이로, 특정 약물의 복용을 권장하거나 의학적 조언을 제공하는 글이 아닙니다. 마운자로, 젭바운드 등 GLP-1 계열 약물의 복용 여부는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일라이 릴리, 세계 1위 제약회사의 몸값

지금 주가는 릴리의 2025년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40배다. 2026년 회사 가이던스(회사가 제시한 2026 예상실적) 기준으로는 31배다. 월가의 실적 예상치 기준으로는 25배다.

전통 제약회사의 몸값이라면 좀 비싼 듯하고, 공격적으로 성장하는 바이오라면 오히려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이라고 본다.

릴리는 20주밖에 사지 않았지만 평단은 700달러로 누적 수익률은 90%에 육박한다. 릴리 주가는 최근 신고가(1238달러)를 경신한 뒤 조정 중이다. 월가의 목표주가는 평균 1290달러. 대부분의 증권사가 Buy 의견을 냈다.

지난해 8월 623달러까지 일시적으로 급락한 뒤 100% 가까이 올랐기 때문에 지금이 매수 시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렇게 전 세계적인 매출이 가시화된 이후 제약바이오 업체 주가가 하락세로 접어든 경우도 분명 있었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릴리의 공격적인 R&D와 오픈 이노베이션, 마운자로라는 강력한 블록버스터에 준비된 차세대 파이프라인은 높은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나는 릴리가 비만으로 고통받던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구원할 약을 개발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약이 나오기 전에는 비만과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던 환자들이 분명 많았을 것이다.

부작용도 기존 비만약에 비하면 훨씬 낮은데 이 정도 부작용으로 고도 비만 환자들에게 30~40kg씩 감량하게 해주는 약은 거의 노벨상감 아닐까. 암도 죽음에 이르는 병이지만 비만도 그렇다.

노벨 생리의학상의 기준이 ‘인류 건강에 가장 큰 혜택을 준 발견’이므로 개인적으로 마운자로에 노벨상을 주고 싶다. (물론 노벨상은 릴리가 아니라 GLP-1 메카니즘을 발견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가야 것이다)

비만은 단순히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심혈관 질환, 당뇨, 관절 질환, 암 등과 연결되는 복합 질환이다. GLP-1은 그 연결고리를 끊어주면서 정신 건강까지 회복시키고 있다.

마운자로의 광범위한 처방이 이뤄지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효과도 보고되고 있다. 놀랍게도 대부분 긍정적인 방향이다.

알코올 중독 환자들의 음주 욕구가 줄었다는 보고와 함께 도박 중독, 과식 충동, 강박증이 완화됐다는 사례가 나타났다. 뇌의 보상 회로에 GLP-1 수용체가 있다는 게 밝혀지면서 이것이 단순한 식욕 억제제가 아니라 충동 조절 메커니즘 자체에 작용하는 약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온다. 이는 대사질환을 넘어서는 마운자로의 크고 놀라운 확장 잠재력을 의미한다.

비만으로 수십 년 동안 사회적 낙인, 자기혐오, 우울감을 안고 살아온 사람들이 체중이 줄면서 삶 전체가 달라졌다는 증언이 넘쳐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항암제의 페니실린’ 키트루다가 우리 몸의 면역계를 깨워 암과 싸우게 한 혁명이었다면, GLP-1 계열의 약, 특히 마운자로는 우리 몸이 원래 가지고 있던 식욕조절 시스템을 복원한 혁명적 발견이다.

10년 뒤 제약산업 교과서에는 마운자로가 현대 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약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릴리가 단순히 비만약 플랫폼을 넘어 세계 최강의 대사질환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그날을 그려본다.

2026년 7월1일 라이프머니[Life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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