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오른 한미반도체를 떠나보내며…미련이여, 안녕

D5332de2 e034 493d 87a7 01e19296b343“주식을 매도할 때는, 세상에 보시(布施, Dāna)하는 마음으로 던져야 해. ”

증권업계에 있을 때 참 운이 좋았다.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분들을 한 분도 아니고 여러 분을 직접 뵐 수 있었다. 그 중 한 분은 만날 때마다 가르침을 주셨다.

하루는 무심한 듯 말씀하셨다.

“내가 매도한 주식을 산 사람이, 이 주식으로 또 수익을 낼 거라는 마음으로 팔아야 해. ”

보시(布施)는 불교 수행의 가장 기본이자 출발점이다. 집착을 내려놓고 나누는 것을 말한다. 내가 투자한 주식 팔면서 세상에 무슨 보시를 한단 말인가?

우리는 주식을 매도할 때 고점에 팔기 원한다. 내가 팔고 난 다음 더 오르면 속상하니까. 추가 수익의 기회를 놓친 것 같으니까. 하지만 이것은 이미 수익이 났는데도 더 벌고 싶은 욕심, 탐욕이다.

보시는 탐욕을 내려놓는 연습이다. 불교에서 고통의 근원으로 보는 세 가지 독(탐욕, 분노, 어리석음) 중 탐욕을 마주하는 행위다. 이미 가진 것을 더 붙잡으려는 마음을 끊는 일이다.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일부 종목은 매도 고민이 시작됐다. 종목별 수익률은 여전히 들쭉날쭉하지만, 일부는 100% 넘는 수익이 났다.

“이 정도 수익률이면 과연 괜찮을까? 아, 내가 팔고 나서 더 오르면 어쩌지?”

국내주식계좌의 한미반도체가 어제 150% 수익률을 넘어섰다. 단기간에 너무 오른 것이다. 반도체 붐과 함께 신고가를 뚫고 비상했다.

고민하던 중 미련 없이 다 팔아버렸다. 원금이 적은 편이라 수익도 그렇게 크진 않다. 내가 팔고 조금 더 오르는 걸 보니 쪼끔 배가 아팠다.

하지만 내가 판 가격에 산 투자자도 있을 텐데, 그 사람도 손해 보지 않게 더 오르면 좋은 일이다.

그러니 적당한 수익률이라면 매도하고, 미련을 갖지 말자. ‘시절 인연’처럼 나에게 좋은 것을 주고 떠난 종목이라 생각해볼까 한다.

사실 한미반도체는 살 때부터 밸류에이션이 비싸 고민했던 종목이다. 지금은 더 비싸지고 말았다.

물론 강세장에서 이런 주식은 밸류에이션이니, 목표가니 하는 건 의미가 없긴 하다.

15년 전 처음 주식시장에 입문할 때 가치투자 베이스로 주식을 배운 터라, 주가가 과하게 오르면 오를수록 심리적 부담이 커진다. 예전에도 그런 이유로 성장주들을 상승 초기에 매도해버리고 닭 쫓던 개 마냥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매도를 집착과 욕심을 끊는 행위로 보면 달라진다. 매도와 함께 탐욕을 내려놓고 다른 사람들도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보시 중에는 가르침을 나누는 법보시(法布施)라는 것이 있다.

그분께서 언제나 만날 때마다 뭐 하나라도 가르쳐주시려고 했다. 식사 중에 냅킨 위에 차트를 그리며 알려주시던 것도 돌아보면 다 ‘법보시’였다….그런데 그 때는 그 의미를 어려서 잘 몰랐던 것 같다.

탐욕이 흘러넘치는 시장에서 보시를 가르쳐주신 건 참으로 아이러니다.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여전히 행복하신 그 분의 가르침을 글로 세상에 전하고자 한다.

활활 타오르듯이 더 오르거라, 한미반도체…나는 이만 ‘안녕’.

© LifeMoney. 이 글의 모든 권리는 LifeMoney에 있습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150% 오른 한미반도체를 떠나보내며…미련이여, 안녕”에 대한 4개의 생각

  1. 잘 읽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편한 마음으로 잠 들 듯 합니다. 마음에 잘 새겨놓겠습니다. 매도할 때 보시하는 마음으로 착한 마음으로 좋은 마음으로 던져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응답
  2. 마음에 잘 새기겠습니다. 이제 매도할 때 보시하는 마음으로 착한 마음, 좋은 마음으로 잘 던져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응답

Zen에 답글 남기기 응답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