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이 엔비디아와 다른 PER(주가수익비율)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마이크론, 1000달러 향해 폭주…1625달러 목표가 나오다
월가 ‘랭킹 2위’ 애널리스트의 베팅
1625달러 목표가의 주인공 티모시 아르쿠리는 UBS의 반도체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다. 빌라노바 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SG Cowen, 도이치뱅크, 씨티, Cowen을 거쳐 2017년 UBS에 합류했다. 경력 25년 넘는 월가의 시니어 애널리스트다.
중요한 건 그의 랭킹. 월스트리트에서는 전체 애널리스트의 적중률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다. 아르쿠리는 팁랭크(TipRanks)가 추적하는 월가의 전체 애널리스트 1만2268명 중 현재 랭킹 2위에 오른 거물이다. 반도체 업종이 아니라 전체 업종을 아울러 2위다.
그의 성공률은 86%, 평균 수익률은 99.4%에 달한다. 엔비디아 커버리지 성공률은 94%에 달한다. 팁랭크의 랭킹 시스템은 주식 추천 성공률, 평균 수익률, 통계적 유의성을 종합해 순위를 매긴 것이다. 즉 전체 2위 애널리스트에 대한 신뢰도는 월가에서 엄청난 것이다.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이 직접 뽑는 ‘All-America Research Team’ 수상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으로 치면 베스트 애널리스트 대상을 여러 번 수상한 것이다.
아르쿠리가 마이크론 목표가 1625달러를 도출한 논리
아르쿠리가 1625달러 목표가를 산출한 공식은 2027년부터 2029년까지 마이크론의 EPS(주당 순이익)이 100달러 넘는다고 추정한 것이다. 그는 해당 기간 누적 잉여현금흐름이 4000억 달러가 달할 것으로 봤다. 여기에 향후 12개월 PER 15배(AI인프라 기업의 평균 멀티플)를 적용해 1년을 할인한 가격이 1625달러다.
아르쿠리가 강조하는 핵심 논거는 딱 하나.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와 다른 PER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마이크론 주가 700달러 중반 기준 선행 PER 8.42배는, 엔비디아의 35~40배에 비해 너무 저평가라는 분석이다.
즉 메모리 반도체 주기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논리다. 모두 알다시피 반도체 산업은 아주 오랫동안 ‘메모리 반도체 주기론’에 갇혀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았다. 아르쿠리는 AI의 출현이 이 공식을 영구적으로 바꿨다고 봤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를 사이클 산업이 아니라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 산업으로 다시 분류하자고 주장한다.
근거는 실적이다. 마이크론의 최근 분기 매출은 전년비 196% 증가한 238억 달러로, 4분기 연속 사상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클라우드 메모리 사업부는 66%의 총이익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HBM과 DRAM 수요를 공급이 50~67%밖에 못 따라가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간다는 것은, 가격 결정권이 생산자에게 있다는 뜻이다. 전통적인 메모리 사이클에서는 공급 과잉이 반복적으로 가격을 무너뜨렸다. 그런데 지금 HBM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설계, 제조, 패키징까지 모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고 새로운 생산라인을 짓는 데 수년이 걸린다. 단기간에 공급이 늘어날 수 없단 얘기다.
또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와 HBM4 5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것이 아르쿠리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메모리 산업에 장기 공급 계약이 정착되면서 글로벌 DDR 메모리(범용 메모리) 물량의 최대 30%가 장기 계약으로 묶일 수 있다고 봤다. 단기 매출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계약으로 전통적인 메모리 사이클에서 탈피한다는 분석이다.
주가를 추격하는 목표가 상향…1600달러대로 ‘껑충’
사실 마이크론에 먼저 파격적인 목표가를 부른 것은 아르쿠리가 아니다. 앞서 지난 4월28일 미국의 중견 증권사 DA 데이비슨이 마이크론(MU)에 대해 목표가 1000달러를 제시했다. 당시 주가 대비 약 70% 상승여력이 있다는 분석이었다.
DA 데이비슨의 루리아(Luria)의 1000달러 리포트는 신규 커버리지 리포트였다. 당시 월가의 컨센서스(목표가 평균)가 550~600달러 수준이었기에 시장에서는 “너무 앞서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루리아의 산식에 의하면 1000달러는 마이크론의 2030년 목표가였다.
하지만 겨우 한 달 사이에 다른 증권사들이 950~1100달러대 목표가를 내면서 평균이 높아졌다. 그리고 이제 아르쿠리가 1625달러를 한번에 불렀다는 점에서 루리아의 1000달러는 오히려 선견지명이 된 셈이다.
UBS의 마이크론 목표가 변화 추세를 따라가보면 흥미롭다. 지난해 12월 초 겨우 275달러였던 목표가는 작년 말 300달러로 상향됐다. 하지만 올 들어 빠른 속도로 목표가를 올렸다. 주가가 목표가보다 빠르게 달리면서 4월 들어 목표가를 535달러로 올렸지만 마이크론 주가는 이미 700달러대까지 달린 후였다. 이후 확신이 생긴 아르쿠리는 목표가를 한 번에 3배 올려버린다.
| 시점 | 기존 목표가 | 변경 목표가 | 비고 |
|---|---|---|---|
| 2025년 12월 초 | 275달러 | 295달러 | |
| 2025년 12월 말 | 295달러 | 300달러 | |
| 2026년 1월 7일 | 300달러 | 400달러 | 첫 번째 큰 점프 |
| 2026년 2월 | 400달러 | 450달러 | |
| 2026년 4월 | 450달러 | 535달러 | |
| 2026년 5월 26일 | 535달러 | 1625달러 | 두 번째 큰 점프 |
마이크론이 중요한 이유, 삼전닉스 주가는 마이크론에 달렸다
글로벌 메모리 3인방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이다. 전 세계에서 지금 HBM을 대규모 양산 가능한 곳은 세 곳 뿐이다. 그 중에서도 마이크론은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이며 전 세계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기업이다. 마이크론에 대한 월스트리트의 재평가는 사실상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진다.
전체 D램 시장 점유율은 2025년 기준 SK하이닉스 36%, 삼성전자 34%, 마이크론 25% 순이었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삼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HBM 시장 점유율은 작년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 62%, 마이크론 21%, 삼성전자 17%다.
마이크론의 HBM 2026년 물량은 이미 완판됐다. 엔비디아와 HBM4 5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싱가포르, 대만, 뉴욕에 신규 팹을 건설 중이다.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와 빅테크와 단기 계약에서 3~5년 장기 공급계약으로 전환 중이다. 하이닉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3년 DDR5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구글과는 HBM 및 범용 DRAM 5년 장기 계약을 협상 중이다.
아르쿠리가 깨뜨린 반도체 산업의 굴레는, 마이크론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AI has permanently changed the way the memory chip business works”(AI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을 영구적으로 바꿨다)
불과 3년 전인 2023년, 마이크론의 EPS(주당순이익)는 마이너스 5.34달러였고 주가는 50달러대를 맴돌고 있었다. 지금 마이크론은 900달러를 돌파했다. 만약 같은 밸류를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적용한다면 적정 주가는 얼마인가, 투자자들은 직관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강세장은 후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월가의 목표가 경쟁이 불붙고 있고, 한국 증시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가 군중을 흥분시키고 있다.
하워드 막스의 ‘강세장 3단계론’에 따르면 1단계는 소수의 통찰력 있는 사람은 상승을 예견하는 시기다. 2단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승 흐름을 받아들이는 시기, 3단계는 모두가 주가가 영원히 오를 거라고 확신하는 시기다.
지금 월가에는 애널리스트의 목표가 상향 속도가 실제 주가 상승을 못 따라가고 있다. 보통 애널 목표가는 12개월 후 목표 주가를 의미하는데, 불과 한 두 달 만에 주가가 목표가를 추월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강세장이 이미 2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셈이다.
상승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같은 상품에 뛰어들 수 없다. 하락이 시작되는 순간, 손실이 2배로 발생한다는 걸 알지만 상승을 더 빠르게 2배로 먹겠다는 마음에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시장은 일단은 냉정함이 필요한 것 같다. 주식을 다 팔고 떠나라는 얘기가 아니다. 내가 개미이고 주식 고수가 아닌데 계좌를 열었는데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럼 뭔가 잘못된 것일 수 있다.
아르쿠리의 논리는 2029년까지 이익이 지속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빅3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틀린 적 없던 ‘메모리 사이클의 저주’를 이겨내야 주가의 천장을 깨뜨릴 수 있다.
27일 오전 나스닥 시장에서 마이크론은 장중 985달러를 터치한 뒤 빠르게 상승폭을 반납하며 900달러선을 내주며 890달러대로 밀리며 하락 반전했다. 흥분을 못 이겨 980불에 마이크론 주식을 산 개미가 있다면 찰나에 -10% 손실을 내며 이미 물렸을 것이다. 980달러가 역사적 고점일까?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강세장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탐욕과 냉정 사이의 균형이다. 강세장은 후반부로 갈수록 탐욕과 광기에 휩싸일 것이다. 우리는 이미 눈 앞에서 그 광기를 보고 있다.
오늘 한국에서 코스피 지수는 2.25% 상승했지만 상승 종목은 75개에 그쳤고 하락 종목이 826개에 달했다. 시장은 Bull 마켓이라는데 다수 종목이 앓는 소리를 한다.
원래 강세장은 맥주처럼 거품이 제일 맛있는 것이긴 하지만…적당히 먹고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으면 수익의 대부분을 토하고 나오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오랫동안 강세론자였다. 코스피가 오르기를 간절하게 바랐다. 그런데 이런 모습으로 도둑처럼 찾아올 줄은 몰랐다.
강세장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 가능하다면 이 강세장을 오래오래 누리고 싶다. 강세장의 온기가 주도주가 아닌 다른 종목으로도 확산되며 코스피 전체가 완전히 다른 국면에서 재탄생하는 리레이팅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파티는 아직도 한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