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 STUFF]대원산업, 집중투표제 배제 시도에 VIP운용 반대의견 표명
한국에 자동차 시트를 만드는 한 회사가 있습니다. 기아 카니발에도 자동차 시트를 납품합니다. 그 회사의 이름은 ‘대원산업’입니다.
이 회사가 보유한 순현금은 4100억원입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이 회사의 가치, 시가총액은 2500억원입니다. 할인된 현금 뭉치가 증시에떠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매년 700억씩 따박따박 돈도 법니다. 이런 회사를 우리는 저평가된 가치주라고 부릅니다.
대원산업에는 주주가 있습니다. 대주주 측 지분은 62.5%입니다. 가치투자 하우스로 알려진 VIP자산운용도 주주 중 하나입니다. 2.99%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VIP자산운용은 비교적 조용한 가치투자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들은 보통 기업과 공개적으로 싸우기보다는 대화와 상생을 시도합니다. “우리는 장기 투자자입니다. 회사가 조금 더 좋은 지배구조를 가지면 모든 주주에게 이익이 됩니다” 온건한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합니다.
그래서 VIP는 대원산업과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대원산업은 거절했습니다.
대신 3월 주주총회에 안건을 하나 올렸습니다.
소수주주가 이사회에 이사를 선출할 수 있는 작은 가능성을 제공하는 제도가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없애겠습니다.
이 제도의 이름은 집중투표제입니다.
집중투표제는 흥미로운 제도입니다. 소수주주에게 아주 작은 확률을 제공합니다. 아주 작은 확률이지만, 그래도 확률입니다.
대주주 입장에서 보면 문제는 바로 그 ‘확률’입니다. 그래서 회사는 생각합니다.
“그 확률을 없애자. “
여기까지는 꽤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회사 경영진은 이사회에 자신들이 선택하지 않은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산수가 등장합니다.
대원산업의 대주주는 62.5%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숫자는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 숫자는 보통 이런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주주총회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 ”
VIP자산운용은 약 2.99%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안건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약화시키며 소수주주의 권리를 훼손합니다. “
그들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다른 주주들에게도 반대를 요청했습니다.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가 주식회사의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데 이것을 막았다는 것입니다.
62.5% 지분을 가진 대부부와 2.99% 지분을 가진 기관 투자자의 주주민주주의를 둘러싼 권리 논쟁입니다. 소수주주를 대변하는 기관 투자자는 말합니다.
“회사는 모든 주주의 것입니다. “
대주주는 답합니다.
“맞습니다. 저는 大주주입니다. ”
대주주는 대부분의 주식을 보유한 지배주주입니다. 회사는 대주주의 뜻대로 정관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상법 개정안이 확대 시행되기 전에 대원산업은 이번 주총에서 집중투표제를 없앨 것입니다. 주주총회는 다수결로 결정되고, 한국 증시에서 늘 그랬듯 소수주주의 목소리는 무시될 테니까요.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완전히 합법적입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결말은 꽤 예측 가능합니다. 이건 이길 수 없는 싸움입니다. VIP운용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반대표를 모아 표결에 참여해도 대주주가 이길 것입니다.
주식회사라는 제도는 주주민주주의 기초 위에 세워졌지만, 실제로는 가장 많은 주식을 가진 사람이 이깁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집중투표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회사의 주인이 누구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 표결에서 VIP운용은 질 것이다. 하지만 기록이 남을 것이고, 다음 싸움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대원산업의 주총은 3월20일에 열립니다.
*참고로 한국에서 집중투표제는 상장사 중 채택 비율이 낮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이미 정관으로 배제해두고 있다. 대원산업이 특별히 나쁜 회사라는 얘기가 아니다. 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민낯일 뿐이다. 그러나 2차 상법개정안 통과로 오는 9월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 도입이 의무화된다. 대원산업은 시가총액 기준상 해당이 안되지만, 큰 흐름이 닥치기 전 미리 집중투표제를 무력화시키려는 회사 중 하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