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1000달러 간다”…SK하이닉스는 어디까지

9263e86a 245e 4991 8d7c 405de45d7c40지난 4월28일 미국의 중견 증권사 DA Davidson이 마이크론(MU)에 대해 목표가 1000달러라는 파격적인 숫자를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약 70%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월가에서 가장 높은 목표가이자 애널리스트 평균치에서도 훌쩍 벗어난 가격이다. 파격적인 가격과 주장이 흥미롭다. 무엇보다도 주식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말로 알려진 “이번엔 다르다”는 주장을 애널리스트가 내놨다는 점에서 이 리포트를 라이프머니에서 분석해본다.


DA 데이비슨의 파격적인 ‘마이크론 1000달러’ 콜 

DA Davidson의 테크 애널리스트는 길 루리아(Gil Luria)다. 루리아는 공격적인 전망으로 월가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애널리스트다. 앞서 루리아는 AMD에 대해서도 월가 평균보다 높은 목표가를 제시해 주목받았다.

그는 “AI가 메모리 사이클의 천장을 구조적으로 높였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이다.

과거 메모리 사이클은 패턴이 있었다. 수요가 늘면 설비투자(캐파)를 늘리고, 캐파가 수요를 따라잡으면 가격이 떨어지면서 마진이 줄고 사이클이 꺾였다. 그 유명한 반도체 사이클이다. 이 패턴은 수십 년간 반복됐고 메모리 주식들도 오르락 내리락했다. 메모리 반도체 주식에는 ‘시클리컬’이라는 딱지와 함께 낮은 PER이 부여됐다.

루리아는 이 프레임이 AI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새로운 컴퓨팅 인프라가 배포될 때마다, 그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수요가 생겨난다.”

AI 서버가 늘어날수록 메모리 수요가 늘고, 메모리 수요가 충족될수록 더 많은 AI 서버가 가능해진다. 그 서버는 또 새로운 수요를 만든다. 수요의 천장이 고정되지 않고 계속 올라가는 구조가 생겼다는 얘기다.

루리아는 또 하나의 변화를 강조한다. 마이크론이 3월에 체결한 ‘5년짜리 장기 공급 계약(SCA)’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하이퍼스케일러와 유사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1년 단위 계약에서 5년 계약으로의 전환은 수요의 가시성과 가격 안정성을 완전히 바꾼다. 반도체 사이클 투자의 가장 큰 리스크였던 “언제 꺾이느냐”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이클이 없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이 사이클의 길이와 깊이를 시장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마이크론 목표가 1000달러, 어떻게 계산했나

루리아는 마이크론의 FY2030년 EPS(주당순이익) 추정치 139달러×10배=1390달러. 여기에 3년 할인율 10%를 적용한 뒤 현재가치로 환산해 1000달러를 도출했다. FY는 회계연도를 말한다.

2030년에 EPS가 139달러에 도달하는지가 관건이다. 현재 올해 예상 EPS는 59달러 수준이다. 4년 안에 2.4배 증가한다는 공격적인 가정이다.

이 모든 계산은 AI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계속 증가하고, 메모리 사이클의 진폭이 과거보다 완화된다는 강한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 특히 ‘메모리 사이클이 계속된다’는 이 어려운 가정이 맞아야 한다.

현재 마이크론의 밸류에이션은 급격히 낮아졌다. 5월4일 종가 583달러, FY2026 예상 EPS 기준 PER 약 9~10배다. 영업이익률은 68%. 미국 증시 평균 대비 낮은 PER인데 ‘메모리 사이클 트라우마’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것이다.

DA 데이비슨 측 주장은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이다.


극과 극, 마이크론을 보는 월스트리트 시각 

증권사 목표가 의견
DA Davidson $1000 Buy
Melius Research $700 Buy
TD Cowen $660 Buy
JP Morgan $550 Overweight
Deutsche Bank $550 Buy
Citi $510 Buy
Goldman Sachs $400 Hold

가장 낮은 목표가를 낸 골드만삭스는 마이크론에 유독 보수적인 의견을 내는 하우스다. 목표가 400불에 ‘보유’ 의견. DA 데이비슨과 600불 격차가 난다.

흥미롭게도 골드만삭스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는 좀더 긍정적인 목표가를 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8만5000원에서 32만원으로 상향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 중이다.

즉 골드만삭스는 “메모리 사이클은 강하다”는 입장은 유지하지만 한국 기업 수혜가 훨씬 크다, 또는 한국 기업이 더 매력적이라 보는 셈이다.

골드만이 마이크론에 보수적인 이유를 추정해보면 밸류에이션이 좀더 비쌌다는 점이 첫 번째일 것이다. SK하이닉스가 6배인데 마이크론이 9~10배(FY2026 예상 실적 기준)다. 또 HBM 시장 점유율 1위도 SK하이닉스이며 마이크론의 시장점유율은 약 21%다. 삼성이 HBM3E 퀄 테스트를 통과해 시장에 진입한 이후 SK하이닉스 대비 낮은 단가 전략을 쓰고 있어 가격 경쟁 심화 우려도 있다.


폭발하는 마이크론의 실적

DA 데이비슨이 1000달러를 부른 배경에는 마이크론의 2분기 실적이 있다. FY2026 2분기 실적은 인상적이었다. 매출은 238.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늘었다. 영업이익은 161.4억 달러로 영업이익률 67.6%를 기록했다. 1년 전 영업이익은 17.7억 달러였는데 약 9배 늘었다.

매출은 3배 뛰었는데 비용은 그대로였으니 영업 레버리지가 놀라운 수준으로 발생했다. HBM 단가가 일반 DRAM보다 훨씬 높은 효과도 컸다.

다음 분기(FY2026 3분기) 가이던스(예상치)도 강하게 나왔다. 매출 335억 달러, EPS 컨센서스 18.97달러. 분기 EPS가 19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50~60 달러 범위다. 루리아가 전망한 59달러와 유사한 수치에 달할 예정이다.

CEO 산제이 메로트라는 “메모리는 AI 시대의 전략적 핵심 자산”이라고 말했다. HBM 캐파는 2026년 말까지 사실상 완판된 상태다.


HBM 시장점유율 1위 SK하이닉스는?

여기서 한국 투자자들이 궁금한 것. 그런데 마이크론이 만약 1000달러 간다면, 점유율 1위 SK하이닉스는 어디까지 갈까.

현재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약 50% 이상으로 압도적 1위다. 마이크론이 21%로 삼성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선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기술 리더십은 여전하다.

밸류에이션을 비교하면 마이크론 영업이익률은 67.6%, SK하이닉스는 72%다. PER 추정치는 마이크론 10배, SK하이닉스는 6배다. 둘 다 애널리스트 목표가 대비 현재가가 여유 있게 낮다.

DA 데이비슨이 마이크론에 쓴 동일한 가정과 방식을 기계적으로 하이닉스에 적용해봤다. 노무라의 SK하이닉스 2027년 영업이익 예상치를 가져와 2030년까지 10%씩 성장한다고 보자. 데이비슨의 가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산출한 하이닉스의 2030년 목표가는 무려 390만원이 도출된다. (이건 2030년 목표가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한다)

물론 이것은 공격적인 가정들, 특히 핵심 가정(메모리 강세 사이클이 계속된다)이 사실이어야만 가능한 수치다.

사이클 트라우마가 없다면 매력적인 주식이지만, 항상 사이클 트라우마가 발목을 잡는 것이…지금의 메모리 주식이다.

결국 메모리 주식 투자는 AI 기술 발전이 메모리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그렇게 늘어난 메모리 인프라가 다시 더 큰 AI 모델과 더 많은 AI 서비스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전제에 대한 베팅이다. 이 두 요소가 서로를 밀어 올리는 구조가 실제로 지속된다는 가정이 맞아야 한다.

그러면 투자자는 두 가지 선택지 앞에 서게 된다. AI발 메모리 사이클에 베팅하거나, 아니면 물러서거나. 

AI가 메모리 수요의 상한을 계속 끌어올린다고 믿는다면 지금 주가는 오히려 싸다. 반대로 과거처럼 결국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게 된다면, 지금은 가장 조심해야 할 구간이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은 언제나 시장에서 가장 값비싼 주장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가장 큰 돈이 만들어지는 출발점이기도 했다.

결국 그 판단을 위해서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대한 심도 있는 진짜 공부와 이해, 그리고 AI 시대의 변화를 꿰뚫어보는 눈이 필요하다는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정말로 이번에는 다를까.

©LifeMoney. 이 글의 모든 권리는 LifeMoney에 있습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본 사이트에 게시된 모든 콘텐츠는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정보 제공 및 개인적인 의견에 해당합니다.제공되는 정보는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하지 않습니다.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과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본 사이트는 해당 정보로 인한 직·간접적인 손실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