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SK하이닉스가 11% 급등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저평가인 건 안다. 그런데 SK하이닉스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생각도 분명 가지고 있었다.
‘이 가격에서 11% 더 오른다고?’
지난 일요일 클로드를 이용해 코스피 9000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있었다. 수학적으로는 다른 모든 종목이 제자리걸음을 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딱 2배 오르면 코스피 지수는 9170을 돌파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지수 투자(코스피 200)를 병행해야겠구나 생각하면서 한편으론 현금을 투입할 곳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반도체 부품, 장비주 밸류에이션을 분석했다.
죄다 급등했기에 상대적으로 덜 올랐고 모멘텀이 남은 종목을 찾아야 했다. 클로드에게 여러 종목을 주며 비교하게 했고, 수차례의 비교 분석 끝에 한 종목을 선정했다.
분석을 마치고 클로드에게
“네가 펀드매니저라면 한국 반도체 업종에서 뭐 살래?”
물었더니.. SK하이닉스 사겠단다. 응?
“SK하이닉스는 너무 많이 올랐고, 100만원도 넘고, 시가총액이 너무 크잖아.”
클로드가 대답했다.
“원칙은 하나예요. 이익이 증명됐거나 증명되고 있는데 목표가 대비 아직 여유가 있는 종목. 편입 후보 1위는 SK하이닉스에요. 영업이익률 72%, PER 5~6배, 마이크론보다 싸고 TSMC의 5분의 1 수준. 반도체 사이클 트라우마만 없으면 누구나 살 종목이에요. ”
나도 안다. 아는데. 그리고 다음날 장 초반 내가 고른 종목을 조금씩 사는 동안, SK하이닉스는 11% 급등해버렸다.
전에 SK하이닉스를 60만원에 팔아버리고 다시 매수했기에 평단은 현재 100만원대다. 비중도 크지 않다. 비중이 크지 않으니 시장 수익률을 따라갈 수가 없다.
“SK하이닉스나 몽땅 사서 묻어둘 걸. ”
알고 있지만 못 먹었다. FOMO(Fear of Missing out)다.
SK하이닉스는 1년 사이 10배 넘게 올랐다. 지금 새로 들어가기엔 부담이 너무 크고 배만 아프게 됐다.
강세장에서는 주도주를 꼭 붙들고 가야 하는 것을. 이번에도 또 틀렸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 나만은 아닐 것이다.
SK하이닉스의 파죽지세, 그리고 7000을 목전에 둔 코스피가 사람들의 포모를 심하게 부를 것이다.
‘곧 7000 넘을 것 같은데, 이러다 8000까지 그냥 가는 것 아니야?’
특히 주도주의 분출하는 시세는 세이렌처럼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코스피 지수가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한 지난 2월 국내에서 주식거래 활동계좌수가 203만개 급증했다. 주가가 오를수록 더 많은 계좌가 개설되고 있으며 증시로 돈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늘어난 전체 증가량이 1172만개인데, 올해 4월까지 개설된 계좌 수가 670만개로 작년의 절반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지수가 흔들리던 3월에는 148만개로 증가수가 둔화됐다. 즉 사람들은 주가가 오른 다음에야 증시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FOMO의 핵심은 손실이 실제로 발생한 게 아닌데도 손실처럼 고통을 느낀다는 점에 있다. 다른 사람들은 주식으로 떼돈을 벌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는 ‘상대적 박탈감’. 가상의 현실이 머릿속에서 재생되면서 “2023년에 SK하이닉스 샀다면 지금쯤 사표 냈을 텐데” 고통을 느낀다.
이 감정이 시장 전체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기에 조만간 거대한 FOMO 장세가 올 것 같다.
게다가 코스피 지수는 현재 6930선이다. 7000 돌파가 임박한 것. 이런 느낌은 사람들의 조급함을 부추기게 된다.
강세장이 지속되는 한 FOMO는 시장을 밀어올리는 힘이 된다. 투자자들은 확신이 아니라 조급함으로 움직이게 된다. 사람들이 점점 더 뒤처지는 것에 대한 공포를 느끼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상승을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한국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박스권(2000~3000)에 갇힌 증시만 봤다. 자신이 본 적 없는 것을 믿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지금 증시는 그 누구도 가본 적 없는 미답의 영역으로 가고 있다.
그 사람들이 마침내 이해하게 되는 날이 올까.
그런데…그날이 오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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