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000포인트에 안착하던 날, 현대차그룹주가 일제히 비상했다. AI시대 주역에 대한 기대감이 반도체에서 ‘피지컬AI’로 확산되면서 현대차그룹주가 축포를 터트렸다.
현대차그룹주가 일제히 급등한 배경에는 단순한 실적 기대를 넘어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있다. 로보틱스·자율주행·AI 기반 제조 자동화 등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 전환 스토리가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기아의 미국 판매 호조와 전기차 성장 기대가 더해지며 자동차 업종 전반의 가치 재평가 기대감을 키웠다.
25일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는 전일대비 4만8000원(9.16%) 오른 57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8만원대를 넘보며 사상 최고가 기대감을 키웠다. 단순 완성차 기업이 아니라 로보틱스·AI·자율주행을 아우르는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 받는 흐름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도 전일대비 2만2100원(12.70%) 오른 19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북미 시장에서의 견조한 판매 흐름과 전기차 라인업 확대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 유지 능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돋보인다는 평가다.
그룹 핵심 부품·물류 계열사들도 동반 상승하며 ‘그룹 프리미엄’ 형성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대모비스는 약 3%대 상승, 현대글로비스는 약 4% 상승, 현대오토에버는 10%대 강세를 보이며 미래차 생태계 전반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날 상승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피지컬 AI’다. 현대차그룹은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축적한 이동·균형·센서 기술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역량을 결합해 제조와 물류, 서비스 영역까지 확장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단순 자동차 판매를 넘어 로봇·물류 자동화·스마트시티 인프라로 이어지는 장기 성장 스토리를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이를 “제조업 기반 기업이 AI와 로봇을 통해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자동차가 하드웨어라면, 로봇과 자율주행, 데이터는 반복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소프트웨어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전통 제조업에 낮게 적용되던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기준을 바꿀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기아의 실적 기대 역시 중요한 상승 동력이다. 미국 시장 중심 판매 성장, 북미 생산 확대, 전기차 수요 회복 기대는 향후 이익 안정성과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자동차 업종이 경기민감 산업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전동화·소프트웨어 중심차량(SDV) 전환이 진행되면서 구조적 성장 산업으로 재평가될 여지도 커진다.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개선은 ETF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이날 KRX 자동차 지수 및 현대차그룹 관련 ETF 역시 상승세를 보이며 자동차·모빌리티 테마로의 자금 유입 확대 흐름을 나타냈다. 이는 개별 기업 호재를 넘어 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이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프리미엄이 반영되기 시작한 신호일 수 있다고 본다. 과거 자동차 산업이 ‘철과 기름의 산업’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알고리즘, 로봇이 결합된 ‘움직이는 컴퓨팅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4.22포인트(1.91%) 오른 6083.86에 마감하며 대형 수출주 중심 상승에 힘입어 6000선에 안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