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슬픈 ‘불타기’…뒤늦게 미래에셋 500주를 산 이유

2월이 되자마자 오를만큼 오른 미래에셋증권 주식을 4만8000원대에 500주 샀다. 미래에셋증권 차트를 열어보니 작년 2월 주가가 8000원대였다. 6배 오른 주식을 저 가격에 사야 한다니…그러나 눈물을 머금고 샀다. 강세장을 따라가기 위해서.

‘불타기’란 주식시장에서 원래 ‘물타기’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하락해서 손실이 발생한 주식의 평균매수단가를 내리기 위해 같은 주식을 더 사는 것이 물타기라면, 불타기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종목을 오른 가격, 즉 비싼 가격에 더 사는 것을 말한다. 이번 사례의 경우 나에게는 기존 미래에셋주식이 없었지만 너무 오른 가격에 매수했다는 점에서 ‘불타기’라고 표현했다.

주식은 자고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하건만…!

코스피 지수가 작년 6월부터 급등, 3000포인트를 넘어 50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내 주식 계좌는 별다른 수익을 못 봤다. 코스피 지수를 견인한 종목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극소수 대형주였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내 주식 바구니(포트폴리오)의 약 5% 비중으로 SK하이닉스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60만원을 돌파한 뒤 전량 매도해버렸다. 그 이후에 계좌에 남은 대부분의 종목 코스피 강세장을 따라 함께 오르긴 했지만 결코 시원한 상승은 아니었다. 시장수익률(코스피 또는 코스피200의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채 강세장을 바라보기만 하던 수많은 개미 중 하나가 바로 나였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강세장에 올라타고는 싶은데 반도체주나 방산주를 사기엔 너무 올라버린 느낌에 결국 나의 선택은 증권주였다. 그런데 증권주도 이미 비쌌다!

사실 내가 여의도 증권가에서 일한 기간은 2011년부터 2023년까지였고, 그 기간 동안 나는 이런 강도의 강세장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아마도 2006년 또는 2007년 강세장이 지금과 같았을 거라 짐작할 뿐이다. 모르긴 모르지만 이번 강세장은 보통 강세장이 아닌 것 같다. 일단 매수하고 그 다음에 분석하자. 지금 시장에 뛰어드는 많은 개인 투자자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으리라.

물론 증권주 중에 미래에셋증권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 있었다. 국내 개인 주식거래 점유율 1위 키움증권과 경쟁할만한 증권사가 미래에셋이기도 했고, 미래에셋증권의 경쟁력은 의심할 여지는 없었다. 다만 이에 더해 미국 상장을 앞둔 스페이스X 지분 가치 상승 기대감이 있다는 점이 주가의 트리거(주가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견해를 내놓고 있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2일 ‘미래에셋은 증권이다’ 보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의 PBR은 2.21배를 기록, 대형 증권업종 평균 PBR 1배 대비 100% 이상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며 “미래에셋이 보유한 스페이스X 지분가치가 2026년 연간 1.8조원 가량 대규모 평가이익으로 인식될 것이나, 주가는 이를 이미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 주식시장을 15년 가량 지켜봤고 한국 증시를 사랑했지만 나도 한 때 ‘국장은 역시 안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견도 일리는 있지만 증권주가 왜 PBR 1배라는 한계에 갇혀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브로커리지 중심의 증권사가 아닌 자산관리, 투자은행(IB) 형태로 변모하는 증권사는 미국의 투자은행들처럼 PBR 1.5~2.5배를 받을 수 있는 것 아닐까?

교과서적인 가치평가를 할 때 지금 증권주는 고평가가 맞다. 하지만 시장은 늘 이성적이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언제나 예상을 벗어났다. 오늘(18일) 장중 미래에셋증권은 7만원대를 돌파하는 중이다. 여의도 증권가 애널리스트 목표가 중 가장 높은 수준(7만5000원)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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