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폭락장➜반등장…韓 증시 이제 어디로?

“강세장세는 비관 속에서 태어나, 회의 속에서 자라고 낙관 속에서 성숙하며 행복감 속에 사라져간다. ”

월스트리트의 격언에 따르면 강세장은 이렇게 전개된다. 작년에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을 얘기했을 때만 해도 아무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1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 코스피는 6000을 훌쩍 돌파했고, 이틀 만에 18% 폭락했고 다시 5500포인트를 회복했다.

작년에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어 4000을 넘어갈 때까지만 해도 여의도 금융가의 전문가들조차 강세장을 믿지 않았다. ‘조금 오르다 말겠지’ 코스피는 항상 그랬으니까. 하지만 지수는 갑자기 5000을 넘어 6000마저 돌파하며 말 그대로 ‘도둑처럼’ 와 버렸고, 투자 좀 한다는 사람들도 강세장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15년 넘게 한국 증시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나조차도 2년 전부터는 ‘국장은 희망이 없구나’라는 생각으로 미국 주식 비중을 크게 늘린 상태였다.

쾌속질주하던 코스피는 이번 주 가파른 조정을 겪었다. 누구도 증시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때, 참고할 수 있는 고전으로 일본 애널리스트 출신 우라가미 구니오의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을 추천한다.

이 책은 사실 예전에는 너무나도 유명한 책이었다. 정말 올드한 책. 우라가미 구니오는 일본 증시의 80~90년대를 분석하면서 주식시장에는 사계절이 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어떤 분야든 장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온 세상의 변수를 다 반영하는 주식시장은 예측은 더 어렵다고 말한다. 개별 국가의 증시의 경우 각 나라별 특수요인이 반영돼 예측은 한층 더 어려운 것이 된다.

하지만 그는 주식시장은 언뜻 무질서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 4계절의 변화와 같은 보편적인 움직임이 있다고 분석한다.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은 무질서하고 예측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계절처럼 4개의 국면을 반복하는데, 금융장세-실적장세-역금융장세-역실적장세로 순번이 바뀌는 경우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각각의 국면의 주식시장의 변화, 그리고 국면별 주도주를 알아두면 주식투자를 할 때 성과는 물론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라면 지금 시장이 어디쯤 와 있고,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건지를 항상 대비해야 한다. 100%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해도 지금 장세의 주도주에 투자하고 언제쯤 수익실현을 할지 판단하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라가미 구니오에 따르면 불황 후 상승장, 즉 금융장세에는 경기에 대한 불안이 여전하고 기업 실적도 부진한 상태에서 시작된다. 그는 이를 ‘동트기 직전과 같은 어둠 속에서 출발한다’고 표현했는데 그야말로 강세장세는 비관 속에서 태어난다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강세장을 믿지 않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회의 속에서 자라기’ 시작한다.

마침내 경기가 회복되고 기업 실적이 회복되면서 주식시장은 실적 장세로 넘어간다. 본격적인 강세장의 전개가 펼쳐진다. 우라가미는 ‘통상적으로 강세장세 중에서도 가장 안정되어 있고 상승 기간도 길다’고 평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폭발을 필두로 실적의 대폭 증가에 힘입어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지금이 바로 실적 장세의 한복판이라 할 수 있다.

“경기가 기록적인 확대를 계속하면서도 물가가 비교적 안정되어 있고, 금리상승률이 어느 수준에서 억제되는 한 생명이 긴 실적장세가 전개된다. 장세 전반은 소재 산업이 주역이고 장세 후반에는 가공산업이 오른다. 실적 장세란 문자 그대로 기업의 실적 회복과 대폭적인 이익 증가, 그리고 그 지속성을 사는 장세다. ”

이 책은 80~90년대에 저술한 책으로 당시 저자가 언급한 산업과 지금의 주도 산업군은 다소 차이가 있다. 다만 한국의 경우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 주요 산업군의 호황이 내수 경기 회복보다 세계 경기 회복과 밀접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지금 시장의 주도주인 반도체가 급등한 것은 미국에서 시작된 AI 혁명 덕분이며 세계정치,경제구조의 재편과 맞물려 원전, 조선, 방산 업종 또한 주도주 반열에 들고 있다.

그는 실적 장세는 호황 국면이 영원이 지속될 것 같은 착각에 취해있는 사이 클라이맥스를 맞이한다고 했다. 강세장의 끝은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의한 경우도 있으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긴축정책 즉 금리인상에 의한 경우가 가장 많다고 했다.

주식시장은 늘 새로운 사건 속에서 요동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긴 안목에서 보면 시장은 비슷한 주기를 반복한다. 비관 속에서 시작된 강세장은 회의 속에서 커지고 낙관 속에서 무르익는다. 그리고 사람들이 더 이상 위험을 이야기하지 않게 될 때, 강세장은 행복 속에서 사라져간다. 시장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지금 우리가 어느 계절에 서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은 투자자에게 여전히 중요한 질문일 것이다.

주식에 진지하게 임하는 투자자라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에는 주식시장의 사계절에 대한 분석 외에도 종목을 고르는 법, 타이밍을 포착하는 법, 대장세를 타는 법 등 흥미로운 내용 또한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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